먼저 여기까지 저를 이끌어 주신 담당자 한경남 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. 2주 전 법원으로 부터 공문을 받았고. 팀장님께연락을 받았습니다. 날씨는 다소 쌀쌀하지만. 이번 고비만 넘기면 인가결정까지의 시간이 길지 않기에 따뜻한 마음으로 법원에 다녀왔습니다.
출발 전 까지 송달받은 공문을 읽고 또 읽어가며. 마음을 다시 굳혔지요. 이런 저런 생각에 잠도 잘 들지 않아 청심원도 몇 알을 먹고서야 잠시나마 잠을 청할 수 있었습니다. 그 동안의 시간들. 채권자에 머리채도 몇 번을 잡혔고. 직장에서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수모도 당할 만큼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.
지금에서야 그 때 그 분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조심스레 생각도 해보지만. 죄송한 마음도 들기 시작합니다. 그 분들 중 다수는 제가 지었던 채무로 인해 또 다른 어려움을 겪으셨을 것이고. 혹은 생각보다 큰 어려움으로 다가와 원망도 많이하셨겠지요. 그래서 마음이 떳떳하진 못해 잠도 깊이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.
4시에 예약이 되어 있었지만. 조금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. 별관 2층 집회장소에는 3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습니다. 저 처럼 어려움을 겪어 이 곳까지 찾아오신 분들이 많았습니다. 혹시나 절 알아보는 사람은 없는지 걱정도 되고. 앉아계시는 많은 분들이 지금의 저와 동일한 상황에 처해 계시다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하기도 했습니다.
걱정하지 말고, 이제 거의 끝이니 조금만 더 참고 꿋꿋히 버티시라는 팀장님의 조언에도 새가슴인 저는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. 제 차례에 집회장소에 들어가는데 다리가 후들거려 발 걸음이 떨어지질 않더군요. 제 앞의 분들도 다들 그러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.
긴장반 걱정반에 눈물을 간신히 참아가며 고개를 숙인채 집회장소에 들어서니 잠시 후 회생위원 두 분께서 들어오셨습니다. 서류뭉치를 한가득을 들고 걱정하는 제 모습을 보시고선 인자한 미소로 너무 긴장하지 마시라 격려해주셨습니다.
걱정했던 것과 달리 채권자분들은 참석하지 않으셔서 두 분 회생위원님의 배려로 앞으로 해야할 일과 기억해야 할 사항들을 전달받았습니다. 가장 중요한 변제금은 착실히 갚아야 한다는 말씀에서는 힘을 주어 이야기 주셨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그러셨으리라 생각합니다.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월 변제금을 갚지 않아 절차가 기각되는 경우가 있다 하시더군요.
3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. 식은땀으로 입고 있던 셔츠가 젖어들더군요. 그래도 예상보다 딱딱하지 않은 분위기에 나올때는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문을 지날 수 있었습니다. 그러고나니 배도 고프고. 머리 한 가득 감사했던 분들. 제승의 직원분들과 어머니 얼굴이 떠오르더군요.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것도 그동안 도움 주셨던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생각합니다.
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. 이제 얼마남지 않은 절차기간 동안에도 지금까지 도와주신 것 처럼 잘 부탁드립니다. 사정도 상황도 떳떳하진 못하지만. 인가결정이 떨어지는 그 날 작은 정성이나마 양손에 들고 찾아뵙겠습니다. 저와 같은 상황에 쳐하신 분들께 계속해서 많은 도움 부탁 드립니다. 고맙습니다.